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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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제2부 법어(法語)

제2 예도편(禮道編)

8장

또 묻기를 [재래 풍속에 부모가 열반하시면 자손이 음양 지리에 의하여 산지에 장사함으로써 모든 정성을 다하며 그로써 자손의 화복을 말하옵는데, 우리 회상에서는 매장이나 화장 간에 적당한 대로 하라 하였사오니 그것이 어떠한 까닭이오니까.] 답하시기를 [부모가 열반하시면 자손이 토질 좋은 산지를 골라 장사하는 것은 좋으나, 거기에다 자손의 화복을 부쳐서 공연한 노력을 과히 하며 혹 무슨 연고가 있으면 백골 천동(遷動)을 자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나니, 보통 식물도 살아 있는 때에는 땅의 정기를 받으나 말라 죽은 이상에는 땅의 정기를 받지 못하거늘 생기가 이미 떠나서 토석으로 화한 그 백골이 어찌 땅의 정기를 받아서 자손의 화복을 좌우할 수 있으리요. 이것도 또한 과거에 보은 사상을 장려한 한 형식이요 방편인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니라. 또는 화장이 우선 보기에는 좀 박절한 것 같으나 영식이 이미 없고 토석으로 화한 백골에 매장과 화장이 무슨 차별이 있으리요. 불교의 해석에는 사람의 육체는 이 업의 결합된 바라 하였으니 영을 위하여서는 화장하는 것이 도리어 유익될 점이 없지 아니할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