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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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제2부 법어(法語)

제14 생사편(生死編)

19장

이날 다시 설법하시기를 [동란 중 애석하게 참변 당한 몇 몇 교우를 생각하면 섭섭하기 이를 데 없으나, 옛날 육조대사 같은 대 도인도 묵은 업으로 인하여 생명을 앗으러 온 자까지 있었다 하거든, 여러 영가가 과거 무수겁을 드나들 때에 어찌 상극의 업이 없었으리요. 그러므로, 이번 참변은 다 묵은 큰 빚을 크게 갚아 버린 기연이 되었나니, 오히려 통쾌히 생각하고 앞으로 다시는 상극의 빚을 지지 아니하기로 작정하면 영로가 길이 광명하려니와, 만일 다시 투쟁으로 갚으려 하면 상극의 원인이 되어 악연이 길이 끊일 사이 없으리라. 여러 영가는 모든 원진과 집착을 놓아 버리고 원융 무애한 부처님의 상생 대도에 귀의 하라. 한 생각 돌리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의 길이 열리어 다 같이 화하게 되고, 한 생각 잘못하면 너도 죽고 나도 죽는 상극의 길에서 같이 망하게 되리라. 일체 중생이 한 진리 한 천지 가운데 생을 받은 동포 형제들인 바, 이 속에서 지옥을 만드는 것도 천당을 건설하는 것도 다 우리에게 달린 것이니, 이왕이면 좋은 세상, 살기 좋은 극락을 만들어야 할 것이 아닌가. 여러 영가에게 설사 앞으로 죄업이 더 남아 있다 할지라도 마음에 원망이 없고 거는 마음이 없으면 악업이 점차 스스로 소멸되어 가려니와, 비록 남은 죄업이 없다 할지라도 원망하고 거는 마음이 있으면 악업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니, 여러 영가는 과거에 잘 지냈거나, 잘못 지냈거나, 원통했거나, 억울 했거나 간에 모든 것을 다 잊어 버리고 오직 조촐한 마음과 상생의 대도로써 완전한 해탈과 천도를 얻어서, 선도 낙지에 웃음을 머금고 출현할 지어다.]